봄기운이 새 생명을 싹틔우고 있음을 느끼기에 어렵지 않을 만큼 이제 서울의 햇살도 따사로워졌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수련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많은 사람들과 속깊은 대화를 나누며 지내오다가 다시 한적한 일상의 궤도로 돌아와 앉으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차 한 잔을 마시며 나 자신과 그 동안 내가 만났던 분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관조해보고, 도대체 어떤 힘이 우리의 차별적인 존재 양상을 지어내는지 곰곰이 사색해본다. 한 전철 안에 탄 수십 명의 승객들은 그 외모도 다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의 내용과 그들이 겪는 운명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어떤 이는 부귀공명을 누리며 호사스럽게 사는데 다른 이는 가난에 찌들어 궁색하게 살아야만 한다. 어떤 사람은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두뇌를 가졌는데 다른 사람은 장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