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밀교의 정의와 유사용어 - 4) 탄트라(Tantra) (by 법경)

티벳 불교와 문화..../by Scrap

by O_Sel 2011. 12. 14. 10:31

본문

4) 탄트라(Tantra)

서양에서는 밀교를 일반적으로 Esotericism이나 Tantrism으로 표현하고 있다. Esotericism은 '비밀스럽게 숨겨져 있다'는 의미를 뜻하는 데서 연유하여 명명되었다. 이는 비밀불교의 비밀스럽고 신비함에 비중을 둔 어휘로서 이는 '비밀승'으로 불리우는 Vajrayana에서, Tantrism은 'Tantra'라는 어휘에서 연유된 것으로 추측된다. Esotericism에 대해서는 앞서 살펴본 '비밀승'에서 이미 언급하였으므로 '탄트라'(Tantra, Tantrism)에 대해서 언급토록 하겠다.

본래 탄트라는 고대 인도의 Veda에서 종교의식상 여러 가지의 비법(秘法)과 화제(火祭) 등을 행하였던 것으로, 불교에서 이를 차츰 수용하면서 불교의식이나 유가관행(瑜伽觀行)에 응용되었다. 이 탄트라에는 여러 가지의 뜻을 지니고 있는데, 직물(織物)·직기(織機)·망(網)·조직(組織) 등을 의미한다. Tantra는 '홍포(弘布)한다는 뜻을 가진 어근 tan에 '구호한다'는 뜻을 가진 trana의 어근 tra를 합성하여 이루어진 말로 '선전하고 구호한다'는 뜻을 의미하고 있다. 또한 Tantra는 '지식을 넓혀주는 것을 모아 놓은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Tattva(우주 원리에 관한 과학)와 Mantra에 관계된 것으로 이해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Tantra의 본래 의미는 신과 비밀한 일과 인간의 영적인 고양을 위하는 가르침이 내재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러한 전통은 힌두 탄트라에 계승되었으며 불교 탄트라에서는 독자적으로 불교적인 의미를 부여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았다.

또 Tantra를 '한번 행한 일이 많은 것에 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서술하기도 하고, Tantra-Yukti의 제명처럼 '논서'를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서 탄트라가 종교적인 기능에서 사용한 의도를 찾을 수 있다. 또 '진리나 진언에 관한 심원한 일을 취급하는 것이 Tantra'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Tantra는 우주의 진리에 관한 사항과 신비적인 것을 주제로 하며 모든 전적(典籍)을 일컬어 Tantra라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Tantra는 힌두교 성전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후기밀교경전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불교에서 Tantra는 인(因)과 과(果)와 방편(方便)이 상속한 것이라고 설하고, 인(因)인 인간과 과(果)인 불(佛)과 중생구제의 방편 세 가지가 연속하여 불가분으로 결합되어 있는 것이 탄트라라고 한다. 이것은 어원적인 해석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불교 탄트라의 이념을 요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인도 고대의 탄트라가 힌두탄트라를 거쳐 불교 속에 용해되면서 불교적인 탄트라라는 새로운 의미로 재생산되었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탄트라를 일반적인 행법에 의하여 실지(悉地-Siddhi)를 획득하는 성취법을 서술한 성전이라고 보는 경우나, 탄트라가 취급하는 주제가 비교적인 요가나 신에 대한 찬가·제식·의례, 그리고 그 이론과 법률·의학·마술 까지를 포함하는 경우를 생각할 때, 이와같은 입장에서는 탄트리즘이란 인도에서 옛부터 행하여 온 종교적인 행위와 일상생활이 거의 모든 분야에 관련이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관점은 동서양에서 많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즉, 서양권에서는 밀교를 고대 인도인에게 공통하는 문화라고도 할 수 있는 탄트리즘에 불교적인 색채를 더한 것으로 보는 반면, 동양권에서는 종래의 불교 전통을 바탕으로 밀교를 생각하기 때문에 밀교는 불교 속에서 비교적(秘敎的)인 요소를 강하게 나타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인도나 유럽에서는 힌두교나 티벳불교 등 현재 존재하고 있는 종교를 대상으로 실지조사와 엄밀한 원전연구에 기초하여 탄트리즘을 연구한 결과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따라서 밀교는 바로 정각(正覺)을 최종목표로 하는 불교로써 탄트리즘에 기반을 둔 비교적·의례적·주술적·상징적인 성격을 선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탄트라가 밀교를 대표하는 용어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탄트라의 성립과 그 성질을 살펴보는 가운데서 표출되리라 본다. 탄트라는 기원 후 8세기 후반부터 밀교의 제3기 내지 말기에 시작되며 이것이 불교 탄트라, 즉 탄트라밀교의 성립으로 보고 있다. 이 무렵 인도에는 힌두교와 자이나를 포함하여 탄트리즘이란 새로운 종교문화의 바람이 불었쳤다. 탄트라라고 하는 것은 힌두교의 쉬바파 가운데 특히 성력(性力-샤크티)을 숭배하는 집단의 문헌을 총칭하는 말로써 5세기 경부터 성행하던 여신 숭배 과정을 거치면서 이들 여신은 점차 남신의 배필로 짝지워지며, 그에 따라서 여신들의 활동에너지[사크티]는 남편인 남신의 기능을 대행하게 되었다.

철학적인 측면에서는 샤크티가 우주의 천계(天界)라든가 개아(個我)에 대한 구제의 원동력이기도 했다. 탄트리즘에도 물론 여러 가지 흐름이 있으나, 모두가 요가행법을 통한 신비적 체험을 얻어서 절대자와 합일하는 경지에 해탈을 구하고자 하였다. 이것이 밀교를 성력의 불교, 타락한 불교로 오해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탄트리즘은 마침내 일체의 대립이 소멸된 완전한 해탈의 경지에 도달코져 하였으며, 이것이 불교 중에 구생승[Sahaja]이라는 후기밀교의 한 유형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 구생승은 탄트리즘과 거의 비슷한 관념과 행법을 쓰고 있는데, 각 술어에는 불교의 교리와 사상이 원용되어 있다. 예컨대, 좌우 두 줄기의 신경은 각각 반야와 방편 내지 해와 달이라 불리는데, 이 반야와 방편으로 대표되는 작용이 중앙 신경의 최하부에서 합일될 때, 비로소 보리심이 생겨난다고 한다. 또한 반야와 방편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2차적인 대립관념을 하나로 융합하여 보리심을 발생시키기 위한 의례로 남녀의 성교가 행해지기도 하였다.

비속하고 외설적이며 부도덕하다는 비난을 받아 온 이 탄트리즘은 곧 힌두탄트리즘의 좌도파로서 불교에도 습합되었다. 그러나 온갖 오해와 억측을 불러 일으켰으면서도, 이 탄트리즘이 고차적인 신비주의에 입각한 수행법이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겠으나, 이것이 후기밀교의 그릇된 모습으로 비쳐지게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탄트라를 밀교의 총칭어로 보기에는 부적합하다. 왜냐하면, 힌두 탄트라의 부정적인 면만을 고스란히 안게 되어 밀교 본래의 뜻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탈을 구하고자 하는 측면에서는 대동소이하나 그 차원을 벗어나서 비속한 관습으로 전락된 경우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에서는 탄트리즘을 밀교의 전부로 보고 탄트라적인 밀교를 인도 밀교 그 자체로 보는 경향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탄트라적인 밀교는 어디까지나 인도의 후기밀교에 국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 이를 잡부밀교나 순수밀교에 대입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탄트라적인 밀교는 힌두 탄트리즘과 동일한 구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불교의 본질인 열반이나 출세간 차원의 관념 및 의례가 힌두 탄트리즘과 동질화되므로써 불교의 독자적 존재 모습을 상실한 후기밀교를 인도밀교 전체로 볼 수는 더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밀교를 Tantra라고 명명한 것은 대개 유럽에서 이루어졌는데, 과연 서양인들이 동양의 사상, 특히 인도의 후기불교인 밀교를 제대로 이해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후기밀교에 나타나는 힌두화된 불교나 성적 요소(性的 要素)를 지닌 밀교의 한 단편만을 보고 밀교라고 이해하지 않았을까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탄트라를 밀교로 호칭한 데에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단순히 후기밀교와 힌두교 성전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해서, 더구나 힌두 탄트리즘에 동화되었던 후기밀교를 'Tantra'라는 이름 하나로 명명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분명한 것은 'Tantra'가 밀교의 한 명칭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이 용어가 주는 밀교의 범위는 후기밀교로 일컬어지는 '무상유가탄트라'에 국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불교내에서 탄트라는 최소한 '후기밀교'를 의미하는 용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奈良康明은 탄트리즘이 인도 전역에 성행하였던 시대에 불교도 이 일파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탄트라라고 불리는 것이 결코 부당한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면서도 탄트라불교가 곧 밀교라고 할 수 없다고 단언하였다.

적어도 중기 이전의 밀교에서는 이 명칭이 적용될 수 없음을 그 이유로 들었다. 물론『금강정경』계의 문헌에는 후대에 발전한 탄트라의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전혀 이질적인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탄트라에 대해서 장익 교수는「Tantrayana, Tantric Buddhism, 혹은 Tantrika Buddhism, Buddhist Tantrism이란 용어는 후기 밀교 경전을 Sutra 대신 Tantra로 불리운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전제하고 여러 학자들의 주장을 예를 들고 있다.「변질된 후기의 불교를 Tantric Buddhism」으로 부르기도 하고, 또「Vajrayana의 한 부파를 Tantrayana」라 부르기도 하며, 아예 Tantra를「고대 인도에서부터 유포한 종교적인 수행과 실천에서 생긴 것」으로 이해하고,「비교적인 Yoga나 제식·의례·법률·의학·마술 까지」도 모두 포함하고 있음을 예시하고 있다. 즉 탄트라를 인도 문화 전체 속에서 파악하고, 불교 탄트라를 이러한 인도 탄트라에서 유래한 비법(秘法)이 대승불교 속에 결합한 형태로 파악하였다. 이 탄트라가 인도불교 내의 비교적인 의미보다 인도 고대문화 속에서의 비교적인 면을 더 많이 띄고 있음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힌두이즘에서도 많은 Tantra가 성립하여 불교(佛敎)의 Tantra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혼재했던 후기 밀교에 이르게 되면 밀교의 호칭으로서는 부적합하다고 주장하였다. 또 Tantra란 용어는 대부분 힌두교적인 것, 혹은 신적(神的)인 일에 관한 것으로 전제되기에 불교 속의 비교(秘敎)인 밀교를 설명하기에는 그 범위가 너무 넓고 혼돈의 여지가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鄭泰爀 교수는 탄트라교와 불교를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탄트라는 말은 주술적·신비적인 의궤를 가르치는 책이므로 탄트라라고 불려지는 모든 전적(典籍)과 그 전적의 의궤와 교리·실천을 모두 '탄트라교'라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대승불교로서의 밀교도 넓은 뜻에서는 '탄트라교'라고 이해하였다.

그러나 분명 힌두의 탄트라교와 불교는 다르다고 하면서, 탄트라의 사상이나 의궤가 베다 이래로 인도 고래의 문화를 이어 받고 있고 성력(sakti) 숭배가 중심을 이루며 남녀의 합일이 교리와 실천의 중요한 부분을 이룬다는 점에서 비밀불교의 탄트라나 힌두 탄트라가 큰 차이가 없으나, 성력숭배가 중심이 되는 탄트라불교와 후기불교로 통칭되는 금강승이나 구생승·시륜승의 탄트라불교와는 분명 구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에는 종래의 탄트라를 구별화하고 발전시킨 불교의 최종적인 자각이 보인다고 하였다.

松長有慶은 탄트라불교란 후기의 밀교성전이 종래의 경전인 Sutra에서 Tantra라고 일컬어지게 된 데에서부터 기인한 것이며 8세기 이후 인도에서 전개된『금강정경』을 주축으로 하는 후기의 밀교를 뜻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 속에는 다라니경전으로서 대표되는 초기의 인도밀교를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하였다. 平川彰은 후기의 밀교에서 경전을 Tantra라고 부르지만, 초기에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았고, '경'이나 '대승경', '방광경' 등으로 부르거나, '의궤' 혹은 '다라니'라고 불렀다고 하였다.

그런데, 잡밀경전까지도 밀교에 포함시킬 경우에 탄트라불교라는 용어는 밀교전체를 포괄하기에는 다소 협소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들의 주장에서 보듯이 탄트라를 밀교의 대표적인 용어로 보는 데에는 부정적이다. 그러나 松長有慶은 탄트라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로 탄트라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제공해주었다. 그는 먼저 불교탄트라를 크게 넷으로 분류하였다. 이것은『티벳대장경』의 편집방식에 기초한 것으로 이미 14세기때 Buston Rin chen grub에 의하여 정립되었다.

이 분류법은 밀교문헌에 대한 분류로서 사분법(四分法)을 사용하고 있는데, 다라니와 경전 등 일체의 밀교성전을 탄트라로 칭하고 있다. 네가지 탄트라는 所作탄트라·行탄트라·瑜伽탄트라·無上瑜伽탄트라인데, 소작탄트라는 제존의 예배법·공양법 등의 종교의례와 진언·讚·陀羅尼·明呪의 독송 등 행자가 행하는 외면적인 작법을 말하고, 행탄트라는 외면적인 작법과 내면적인 정신집중, 즉 삼마지라는 신·구·의 삼밀상즉의 행법을 말하며, 유가탄트라란 불(佛)과 행자(行者)의 불이(不二)한 요가삼밀의 행법을 말하고, 무상유가탄트라는 요가의 행법에 인간의 생리작용을 적용한 고도의 관행법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탄트라 사분법은 티벳대장경 밀교부의 분류법이긴 하지만, 이와같은 분류법은 이미 인도에 있었다. 8세기 Buddhaguhya이『대일경』을 주석한『要義釋』과『廣釋』에 그 단서가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탄트라 분류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Buddhaguhya의『上禪定品』에 대한 주석서『廣釋』에서의 이분법, 대략 10세기에 성립된 것으로 보이는『지금강집탄트라』의 오분법,『吉祥智金剛集탄트라』와 10세기 후반에 활동한 라트나카라샨티(Ratnakarasanti)가 저술한『三乘建立』의 오분법, 또 쉬라다카라바르마(Sraddhakaravarma)의『 無上瑜伽탄트라義入』의 사분법, 티벳밀교의 전법자이며 개척자인 Atisa(982∼1054)가 저술한『菩提道燈難語釋』의 칠분설 등이 있다. 여기에 나타나는 탄트라의 명칭들은 공통적으로 쓰이거나 동일한 경우도 있고, 비슷한 개념으로 쓰인 경우도 있으나 전혀 이질적인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Buddhaguhya의 저서에는 소작탄트라, 유가탄트라만이 서술되어 있을 뿐이고, 행탄트라나 무상유가탄트라의 이름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데, 이것은 8세기 중엽의 인도에서는 무상유가부밀교가 아직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래서 밀교의 용어를 탄트라라고 규정할 경우, 이 밀교는 자칫 네 탄트라 중 하나인 무상유가밀교만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에 탄트라가 밀교의 총칭어로서는 부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B. Bhattacharyya는 '탄트라교'의 기원을 원시적 주술에 두었다. 즉 인도 고대원주민들의 신앙과 아리야인의 베다에서 부터 주술적인 신앙은 있어 왔으며, 이것이 인도탄트라교의 출발이라고 보았다.

더구나 대승불교 이후에 와서 힌두교의 흥기로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이면서 이것이 후기불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고 급기야는 탄트라불교라는 새로운 형태의 비밀불교를 낳게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탄트리즘이 발생한 장소가 정확하게 어디라고 단정지을 수 없고, 단지 탄트라에 나타나는 샤크티 숭배의 도입을 완전히 비인도적인(非印度的)인 것으로 보고, 오히려 탄트리즘이 다른 곳에서부터 또는 외래에서 들어온 것으로 이해하였다.

그 가운데에 샤크티 숭배를 자기들의 신앙 속으로 끌어들인 탄트라 교도들은 몇군데의 본거지를 가지고 거기에서 탄트라를 인도인들 사이에 전파하고 유행시켰던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본 논자는 탄트라가 인도 고대의 주술적인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인도고대에 탄트라적인 모습들이 인도 내부 또는 외부에서 출발하였다고 보는 시각은 앞으로도 더욱 많은 연구가 따라야 한다고 본다. 그가 탄트라를 정의하기를, 불교탄트라는 외면적으로는 거의 인도교탄트라와 비슷하지만 실제에는 그 소재나 철학성 혹은 종교적 원리에서 양자 사이에는 거의 유사성이 없다고 보았다. 그것은 불교가 목적으로 하는 주제가 인도교의 그것과 크게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탄트라의 정의는 이미 많은 학자들이 시도하기는 하였지만, 대개 불완전하고 부적당하다고 지적하였다. 경우에 따라 그 정의가 인도교 탄트라에는 적당하지만 불교 탄트라 문헌에는 적용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범어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해 내려진 여러 가지의 탄트라의 정의에는 거의 일관성이 없다고 보았다. 오히려 그는 탄트라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탄트라란 본래 날실[縱 ]이나 織機라는 의미가 있고, 경전인 Sutra가  ·語詮을 의미하는 것에 대하여 사용되었다. 탄트라 문학이 융성함에 따라서 여러 가지 어원적인 설명이 부가되었다. 인도교에서는 tan, 즉 '넓히다, 선전하다는 의미에 구호하다는 의미의 trana의 tra와 합하여 '선전하고 구호하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또 tantra는 넓히다의 의미인 tan과 지식의 근원이란 의미인 tatri 혹은 tantri에서 온 것으로 간주하여 탄트라란 '그것에 의하여 지식이 넓혀지는 문헌'을 뜻한다. 이것을 불교 측에서는『비밀집회탄트라 제18품 밧따라 탄트라』에서 탄트라란 相續 (prabandha)이라고 설한다. 이 외에도 탄트라에 대한 다른 해석은 무수히 많아 일일이 열거할 수 없다. 인도교에서는 샤크타파·쉬바파·비쉬누파의 聖典을 각각 Tantra·agama·samhita라고 한다고 설하는 학자도 있지만, 엄밀하게는 그것들 사이가 구별되지 않는 실상이다.

탄트라의 어떤 것은 Yamala나 damara라고도 한다. 인도교 탄트라 중에서 완전한 형식을 갖춘 것은 대개 지식(jnana, 이론)·요가(yoga, 觀法面)·작법(kriya, 造殿造像)· 행위(carya, 종교적 의식이나 사회적 의무)의 넷 부분으로 되어 있다. 불교에서도 이와 유사한 이름으로 탄트라를 3가지 혹은 7가지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탄트라가 언제부터 현재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고, 불교에서는 8세기 이후에 이것이 밀교경전의 의미로 사용되었 다.」고 하였다.

통상적인 탄트라의 정의라고 보여진다. 그리고 탄트라의 설명과 함께 인도교 탄트라의 내용, 불교탄트라와의 동일한 특성 등을 언급하면서, 탄트라의 기원이나 본질은 인도교탄트라나 불교 탄트라가 동일한 면을 지니고 있고 그 중심이 성력숭배에 있지만 성력숭배의 탄트라가 유가탄트라나 무상유가탄트라 등 진보된 불교탄트라에서는 타당하겠지만, 작탄트라나 행탄트라 등과 같이 수준이 낮은 탄트라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성취법(Sadhana)이나 다라니·찬가(Stava)·호마(homa)·만다라 등과 같은 종류의 탄트라 문헌 까지도 완전히 포함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주장하였다.

金岡秀友는 일반적으로 후기불교의 타락된 형태를 탄트라라고 여긴 것은 유럽인 학자들의 관습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탄트라 보다 오히려 금강승이 후기불교를 지칭하는 것이라 전제하고, 성력숭배가 중심이며 남녀의 합일이 교리와 실천의 중요부분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불교 탄트라나 힌두교 탄트라에서나 예외일 수는 없으나, 이와 달리 비성력의 체계까지도 포함하고 있는 '금강승'은 분명 '탄트라불교' 혹은 '탄트리즘'과는 구별되기 때문에 탄트라를 불교 용어로 삼는 데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탄트라가 인도 고대문화와 연결되어 있었다는 점과 후기밀교에 와서는 힌두이즘과 밀교가 혼재하였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이 점에서 탄트라를 밀교의 전부라고 말할 수 없으므로 탄트라는 밀교를 총칭하는 용어로 보기 어렵다.

즉 탄트라 속에는 밀교 만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탄트라를 밀교의 총칭어라고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사실 탄트라는 어떤 면에서는 불교 내의 비교적(秘敎的)인 의미 보다 인도 고대의 바라문 문화 내지 대승불교 성립 이후의 힌두이즘 문화에 더 비중을 둔 의미로 이해된다. 그래서 후기밀교를 '탄트라'라고 하기 보다 오히려 '밀교도 아니고 힌두교도 아닌 탄트라, 그러면서도 인도 고대에서 쓰여졌던 의미의 탄트라도 아닌 탄트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출처: http://www.sejon.or.kr/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