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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의 정의와 유사용어 - 밀교의 정의와 유사용어에 대한 기존자료의 분석 (by 법경)

티벳 불교와 문화..../by Scrap

by O_Sel 2011. 12. 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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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의 정의와 유사용어 - 밀교의 정의와 유사용어에 대한 기존자료의 분석

1) 정의에 있어서의 문제제기

밀교란 비밀불교의 준말로써 보통 현교(顯敎)와 대비하여 표현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비밀불교란 진의(眞意)를 그대로 드러내어 밝히지 않는 비밀교(秘密敎)를 말하며, 언어문자로 분명하게 뜻을 밝히는 현로교(顯露敎)에 대비하여 일컬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밀대비에 의한 밀교의 정의는 어디까지나 중국을 비롯한 한국, 일본에서 행하여졌던 것으로, 이 정의가 밀교의 완전한 정의라고는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현밀이교론적 정의는 '인도불교 속의 비교(秘敎)', 즉 '인도의 밀교'를 그대로 나타내거나 포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한자문화권 내에서의 밀교 정의는 인도밀교까지를 모두 포섭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한자문화권에서는 '밀교'라는 말이 쓰이고 있지만, 인도에서는 '밀교'라는 말이 없을 뿐 아니라 이에 상당하는 산스크리트어는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이와 유사한 용어들만이 경전 곳곳에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 밀교의 정의나 용어에 대해 부적절하게 설명된 예들이 많다. 이에 대한 정오(正誤)와 함께 밀교의 바른 정의와 용어 탐구가 있어야 하리라 본다.
그러한 점에서 밀교라는 용어는 한자문화권과 인도불교라는 두가지의 불교 속에서 탐구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즉 밀교의 정의를 한자문화권과 인도불교의 둘로 나누어 찾아보는 것이 '밀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가능하리라고 본다.

한자문화권 내에서 사용된 밀교는 앞에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현밀(顯密)'이라는 대비 속에서 주로 정의되어 왔다. 그것은 한자문화권에서 번역된 여러 한역경전 속에 밀교를 의미하는 말이나 유사한 용어들이 설해지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다.『대지도론』『마하지관』 등의 대승불교의 경론이나 밀교의 한역경전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대지도론』『마하지관』등에서는 '비밀' '비' '밀' '비밀장' '비장' '밀교'라는 용어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정태혁 교수는 밀교를 현교와 대비하여 정의하였다. 그의 저서에서「현밀의 이교판(二敎判)은 언제부터 이루어졌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불교의 여러 사상들을 분류 정리하여 회통시켰던 송나라 시대에 이미 현교와 밀교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고 하면서,『송고승전』을 인용하여「현교는 나타내서 설해진 가르침임에 대하여 밀교는 비밀로 설해진 가르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법신불인 대일여래가 깨달은 내용을 스스로 비추어 보면서 즐기는 자수법락(自受法樂)의 삼밀(三密)의 가르침'을 밀교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그것은 부처님만이 알 수 있는 비밀스런 가르침을 말하는 것으로 비밀불교의 줄인 말에서 그 정의를 찾고 있다.

그리고 朴尙均 씨는 그의 석사논문에서 '밀교란 비밀불교의 약칭이다. 비밀의 비(秘)는 비오(秘奧), 밀(密)은 은밀(隱密)의 뜻으로서, 현시(顯示)하지 아니하여 이해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이해하기 쉬운 현로법문(顯露法門), 즉 현교의 대칭이 밀교라고 호칭하게 되었다'고 전제하면서 밀교를 현밀이교론(顯密二敎論)의 입장에서 정의하고 있다. 그는『대지도론』,『마하지관』에서 밀교의 정의를 논증하고 있다.『대지도론』권제4와 권제65에서 다음과 같은 논증을 제시하고 있다.

「불법(佛法)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비밀이요,
둘은 드러나 보이는 것이다」
(佛法有二種菩 一秘密二現示(下略)」

「모든 부처님 일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은밀[密]한 것이요, 둘은 드러난[現] 것이다.
(諸佛事有二種 一者密二者現(下略)」

또한 현밀(顯密)의 문증을『대지도론』이외에『마하지관』에서 다음과 같은 예를 들고 있다.「지자대사 지의가 오시팔교(五時八敎)에서 석존의 설법방법이나 설법양식에 따라 교상(敎相)을 판석하였는데, 그 중에 부정(不定)의 가르침[不定敎]을 설명하면서 비밀부정(秘密不定)과 현로부정(顯露不定)의 이교판(二敎判)을 세웠다」고 말하면서,『마하지관』권제1상, 권제2하, 권제3상의 내용을 제시하였다.

「…答.或得或不得. 敎是上聖被下之言. 聖能顯秘兩說.
凡人宣述祗可傳顯不能傳秘.…」

「…競執瓦礫謂瑠璃珠 近事顯語 猶尙不識. 況遠理密敎寧當不惑.
爲此意故須論旨歸. 旨歸者文旨所趣也. 如水流趣海火炎向空.
識密達遠無所稽滯. 譬如智臣解王密語. 聞有所說皆悉了知到一切智地.…」

「…無一異相. 爲他亦然. 卽是旨歸秘密藏中. 又說者. 無明先有名爲故…」

그는 이 내용을 제시하며 주장하기를「'聖能顯秘兩說 凡人宣述祗可傳願不能傳秘'의 '顯秘兩說'은 '顯密二敎'라는 말과 동일한 것이며, '凡人宣述祗可傳顯不能傳秘'는 '범인이 현교는 전하되, 밀교는 능히 전하지 못한다' 라는 뜻으로, 비밀이란 말은 本 예문의 생략된 전후의 수개처에 여러 번 거듭거듭 설해지고 있음을 볼 수가 있으며, 비밀장(秘密藏)을 줄여서 비밀이라고 설해진 곳도 여러 곳이 있음을 볼 수가 있다. 비밀불교의 약칭인 밀교라는 호칭도 '況遠理密敎寧當不惑'에 처음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보이는 밀교의 두 글자는 漢字 文化圈에서는 최초가 아닐까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정태혁 교수와 박상균氏의 주장은 '密敎'를 오직 顯密二敎判의 입장에서 정의하고만 있어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 이들의 정의는 오로지 현밀의 대비에 국한된 것이라는 점을 먼저 지적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현밀(顯密)의 대비에서 정의되는 밀교만이 밀교의 전부인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현밀이교론적 입장에서 정의되는 밀교라면 현교와 대비되는 개념들만 밀교이고 그렇지 못한 것은 밀교가 아닌 것이 되고만다. 중국 동진(東晋) 이후에 전래된 잡밀(雜密) 같은 경우는 어떻게 이해되고 정의되어야 할 것인가?
물론 현교와 대비한 개념도 밀교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와 같은 현밀이교론(顯密二敎論)에 국한된 정의는 밀교를 모두 드러내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단지 밀교의 일부분만을 설명할 뿐이며, 최소한 밀교의 역사와 사상을 함축한 것이라 할 수는 없다.
특히 朴尙均은『마하지관』의 예를 들어 밀교를 정의하고 있으나 그 예에서 간과한 점이 있음을 지적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박상균이『마하지관』에 나오는 '현밀이교(顯密二敎)'의 '밀(密)'자를 '비밀불교'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박상균이『대지도론』에 나오는 '비밀'이나 '밀'을 '비밀불교'의 '밀교'로 이해하고 있으나, 그것은 비밀불교로서의 밀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가 주장하는 '비밀부정교(秘密不定敎)'나 '비밀교(秘密敎)'는 '밀교의 비밀교(秘密敎)'와는 그 의미와 성격을 분명히 달리하고 있다. 용수나 지의의 현밀이교론적 입장은 비밀불교와는 성질이 다르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비밀불교에서는 그것을 교법(敎法)에 따라 헤아리는 것이며, 天台에서는 이를 설법의 양식에 따라 분류하였던 것으로, 밀교에서 말하는 '인도밀교'로서의 '비밀불교'를 의미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대지도론』이나『마하지관』에서 예를 든 그 다음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대지도론』권제4에 보면,「…드러나 보이는 것[現示] 가운데 부처님과 벽지불과 아라한은 모두가 복전이 되나니, 그들은 번뇌가 다하여 남음이 없기 때문이다. 비밀 가운데서는 보살들이 무생법인을 얻고, 번뇌가 이미 다하여 육신통을 얻었고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이지만 드러나게 보이는 편을 쫓기 때문에 먼저 아라한을 말하고 나중에 보살을 말하는 것이다」라는 내용을 보면, 그 어디에도 '비밀불교'의 의미나 성격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보살과 아라한, 즉 대승과 소승의 가르침을 대비하여 놓은 것으로 보여지며 설법양식에 따른 현밀이교라 생각된다.
그래서 용수의 현밀이교에서 시작하여 중국 수대의 천태 지의의 오시팔교에 까지 이르러 불교의 교상이 판석되었지만, 이것은 단지 현밀이교를 논하는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인도불교 속의 비밀불교' 즉 '밀교'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마하지관』에 보이는 '비밀장(秘密藏)' '비장(秘藏)' '밀교(密敎)' 등의 용어를 '비밀불교'로 오해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마하지관』의 여러 곳에서 비밀장('秘密藏)'이나 '밀장(密藏)' 등이 언급되고 있지만, 이 '비밀장'의 명칭은 모든 경전에 있는 것으로 심심비극(深甚秘極)을 나타내는 통상적인 명칭이므로, 이를 '비밀불교'라고 보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또 '비밀장'이란 말은 부파불교시대에 이미 오장(五藏)이 가운데서 '비밀장'이란 말을 사용하였던 점을 감안하면,『마하지관』에 나오는 '비밀장' '비장' 등을 단순히 '비밀불교'로 이해함은 논리상 무리이며 지나친 비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마하지관』을 저술한 지의는 AD 538∼597년의 사람인데, 이 당시 중국에는 밀교가 본격적으로 들어온 시기가 아니었으며, AD 712∼741년 당대 현종 개원년간에 와서『대일경』이나『금강정경』계통의 정순한 밀교가 전파되었던 시기였음을 감안할 때, 지의가 과연 비밀불교를 제대로 이해하였을리는 없다고 생각되므로 그의 저서『마하지관』에 나오는 '비밀장' '비장' 등은 '비밀불교'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고 본다.

둘째, 이들의 밀교는 어디까지나 한자문화권에서만 설명이 가능한 문증(文證)이라는 점이다. 위 문헌들에서 언급된 '밀교'의 정의나 용어가 중국불교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지 인도의 비밀불교에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밀교를 비밀불교의 준임말로 이해한 경우라든가 밀교의 정의를 현밀교이교론에 바탕을 둔 경우는 어디까지나 중국을 비롯한 한국, 일본의 경우라고 말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는 '인도의 비밀불교'를 반영하지 못한 정의에 불고한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인도에서는 '밀교'라는 말이 없다. 그래서 '밀교'란 말에 상당하는 산스크리트어를 찾아 내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다만 그와 비슷한 여러 가지 유사용어들이 산재해 있을 뿐이다.
따라서『대지도론』이나『마하지관』에서 쓰인 '비밀'이나 '비' '밀'은 '비밀불교'의 '비밀'로서 '밀교'라고 하는 주장은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정태혁 교수의 정의나『송고승전』의 '현밀'의 개념이 '비밀밀교'에 조금 가까운 정의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송고승전』이 밀교승인 선무외·금강지에 의해 중국 당대에 전래된 이후의 기록이므로 여기서의 현밀이교는 비밀불교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외에 한자문화권에서 보여지는 '밀교'란 말은 여러 문헌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요나라의 도액이 저술한『현밀원통성불심요집』을 들 수 있다.
도액은 요나라 스님으로 오대산의 금하사에 머물면서 이 책을 저술하였다. 이『心要集』은 제목에서 말하듯이 '현교와 밀교의 수법이 서로 다르지 아니하고 원만하게 통하여 성불을 이루는 핵심이 되는 것을 모아 놓은 것'을 뜻한다. 또는 '밀교의 수법이 현교와 원만히 통하여 성불을 이루게 되는 핵심을 모아 놓은 것'을 뜻한다. 여기에서 진언밀교로서의 비밀불교를 잘 나타내고 있다. 그 서문을 보면 다음과 같이 논하고 있다.

「현이라 함은 모든 가르침의 경율론을 말함이고, 밀이란 함은 모든 다라니를 일컫는다. … 사실 법 그자체는 원래 옳고 그름의 시비가 없지만 인간의 분석과 증득의 길이 다른 것 뿐이다. 이미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많은 잘못된 견해로 인해 현교만을 배우고 밀교의 종지나 밀교의 진언을 공부하면 경시당하고 무술적(巫術的) 으로 보는 편견이 생겼다. 우매하게 현교에만 치중읗 하거나 혹은 글의 개념만을 입도(入道)의 문으로 알거나 혹은 글자의 소리만을 배워 그 듯의 깊은 의미를 모르고 따라해 다만 표면적인 이름의 개념으로 변하고 말았다. 지금 밀교의 신비한 영역은 음역(音譯) 만을 하고 있어 그 이치가 아주 근소할 뿐이다. 현밀에 의한 쌍수( 修)로 성불(成佛)의 심요(心要)를 논하노니 앞으로 정각의 원통
(圓通)을 얻기를 바라는 바이다.」

서문에서부터 '밀교'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있다. 여기서 '밀교'는 최소한 '인도불교 속의 비밀교'로서 비밀전수(秘密傳授)되고 심오한 가르침인 비밀불교 그자체를 가리키고 있다.

또다른 경론 자료로는『변현밀이교론』,『현밀이교논현경초』,『현밀차별문답』,『현밀부동송』등이 있는데, 이들은 일본 밀교에서 저술된 문헌들로 대부분 현밀이교적 논리에서 밀교를 정의하고 있다.
『현밀부동송』에서는 현밀을 대비하여 38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일부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顯應化身說 密法性佛談 顯隨他意敎 密隨自意說
顯因分可說 密果分可說 顯修行種因 密性德圓滿…後略…』

이상의 문헌에서 '밀교'에 대한 용어를 살펴보았지만 위에서 보이는 밀교의 개념은 거의 대부분 '현밀이교론'에 의해 정의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여러 한역경전에서 '밀교'의 유사 용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오히려 유사용어들을 통해 밀교에 대한 바른 이해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한자문화권에서 언급되고 있는 밀교의 유사용어들은 여러 한역경전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文證은 장익 교수의 논문에서 상당수 찾아 볼 수 있다.

장익 교수는 그의 논문에서「밀교란 말이 중국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5세기초 구나발타라이 한역한『앙굴마라경』에서의 '여래장(如來藏)' '밀교(密敎)'」라고 하면서,「이 경은 여래장을 설하는 초기의 경전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래장은 지금까지 나타난 가르침과는 다른 '심오한 가르침'의 뜻으로 밀교의 용어로 사용되었다」고 하였다. 그리고「이 경에 나타난 밀교라는 말은 단순히 '불교의 심오한 가르침'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5세기경 북량의 법중이 한역한『대방등다라니경』에서는 다라니에 대한 독송과 공덕을 설하고 있는데, 이 경에서 '여래장'이나 '밀교'라는 말 대신에 '비장(秘藏)'이란 용어로 대신하고 있다」고 하면서「특히 이러한 경우는 6세기경 원위의 담요가 한역한『대길의신주경』에서도 나타난다」고 하였다. 따라서「이것이 다라니와 관계된 경전에 나타난 것으로써 오늘날 사용되는 밀교와 가까운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그러나 이것은 아직까지 밀교의 수행법과 타라니가 결부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 '비장'과 '밀교'를 함께 쓰고 있는 경전으로 6세기경 수나라의 도나굴다가 한역한『대법거다라니경』을 예로 들었다. 여기에서는 '비장'과 '밀교'가 같은 의미를 지니면서 부처님에 의한 교설과 함장에 따른 차별을 두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이 경전에 나타나는 '비장'이나 '밀교'라는 용어는 타라니에 국한되어 사용되어지고 있으며, 다라니가 지닌 영험한 내용을 설명하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하였다.

7세기 중엽 아지구다가 한역한『다라니집경』에는 '밀장(密藏)'이나 '다라니장(陀羅尼藏)' '다라니비밀법장(陀羅尼秘密法藏)' 등의 용어가 나타나고 있는데, 여기서는 다라니와 단(壇)을 조성하는 단법(壇法)과 도량설치 등과 함께 설해져 있고, 이 경의 다른 부분에서는 공양법(供養法)과 법인(法印)과 방위설정 등을 함께 수행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에 나타나는 '밀장'이나 '비밀법장'이란 용어는 다라니에 국한되지 않고 종합적인 밀교수행법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여지므로 독자적인 수행법을 바탕으로 한 밀교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 하였다.

이외에도 밀교와 유사한 용어들을 많은 경전에서 예시하고 있다. 송대의 시호가 한역한『보대다라니경』에서 '비밀법문(秘密法門)' '비밀문(秘密門)'이 나타나고, 금강지 역의『훔가타야의궤』에서는 '밀법(密法)' '밀인법(密印法)' 이나 '밀장(密藏)' '밀어장(密語藏)' '밀교(密敎)' 등의 용어가 나타나며, 바라밀·작단만다라(作壇漫茶羅)·진언가지(眞言加持)·사종수법(四種修法)·호마법(護摩法)·공양법(供養法) 등 보다 발전된 형태의 밀교수법을 설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불공 역『摩訶毘盧遮那如來定惠均等入三昧耶身雙身大聖歡喜天菩薩修行秘密法儀軌』에서는 수행법을 일컫는 용어로는 '비밀법(秘密法)'과 공양법으로써 '비밀심심(秘密甚深)'을 예로 들었고, 법현 역『金剛薩 頻那夜迦天成就儀軌經 』에서의 '비밀문(秘密門)'을 예로 들었다.

이러한 용어들은 바로 밀교의 비밀스러움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한 자 한 자의 진언·다라니는 신비력이 있으며, 그 가르침을 현로(顯露)하여 가볍게 전수(傳授)할 수 없음을 뜻한다. 그러나 이들 경전들은 대체로 초기경전으로써 잡밀의 형태를 보여주는 것으로 아직까지는 다라니신앙에 머물러 있어 성불에 까지는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후의 한역경전에서 보이는 밀교의 용어들은 대체로 현교와 상대적인 입장에서 사용된 것이며, 이것은 밀교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이른바 현교로부터 독립된 중기 이후의 밀교경전에 나타나고 있으므로 이러한 개념의 용어는 초기밀교를 설명하는 데는 부족하며, 더구나 밀교성립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불충분한 용어이다. 즉 현밀대비에 의한 밀교 정의는 완전한 개념정의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장익 교수는 '한역경전에서의 밀교용어의 의미는 심오한 가르침이란 의미에서 시작하여 다라니를 설명하는 용어로 변하고 다시 수행법과 결부되는 것으로의 변화가 보인다'고 하였다. 위에서 예를 든 문헌들은 밀교가 중국에 처음 전래되었던 동진시대에서 부터 순밀이 확립된 당 송대에 이르러 번역된 경전들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당나라 이전에 번역된 경전들은 밀교를 지칭하고 있는 내용들이 주술적 다라니 신앙 등의 잡밀의 요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당 후대에서는 현교(顯敎)의 상대적 개념으로 현밀이교론적 입장에서 밀교가 정의되었음을 보여 준다. 더구나 당대(唐代)에 와서 순밀(純密)의 새로운 밀교가 전파되면서 밀교의궤의 발전과 함께 교상(敎相)과 사상(事相)이 확립되었으리라 짐작된다. 그래서 당 이후에 나온 문헌에서 '밀교'의 '범위'와 '개념정의'가 최소한 '진언밀교'에서 말하는 '비밀불교로서 밀교'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후의 시대에서 밀교는 이미 현교와의 對比에서 벗어난 밀교의 독자적 개념으로 자리잡았음 것으로 짐작되며, 밀교를 대승불교의 교학적 발전의 연장선에서 뿐만아니라 밀교의 독자성과 특유의 수행법, 교리체계와 사상을 이해·전개시켰으리라 짐작된다.

따라서 밀교의 정의는 밀교의 성립과 전개, 발전과정 등 교리적 사상적인 면과 역사성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어야 한다.


출처: http://www.sej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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