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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의 정의와 유사용어 - 1) 비밀승(Guhya-yana) (by 법경)

티벳 불교와 문화..../by Scrap

by O_Sel 2011. 12. 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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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밀승(Guhya-yana)

밀교를 나타내는 용어로 비밀승을 들 수 있다. '비밀승'이란 바로 '진언의 교법'을 의미한다. 즉 진언으로 교설하고 삼밀의 법문으로써 甚深秘奧하다하여 '비밀승'이라 하였다.『대비로자성불신변가지경소』제9권을 보면, '略說法有四種 謂三乘及秘密乘'이라 하여 '비밀승'을 언급하고 있다. '秘密乘'은 산스크리트어로 'Guhya-Yana'라 하며, 'Guhya'는 '비밀'의 뜻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비밀불교'에서 말하는 '비밀'과 어휘상의 유사성을 들어 '밀교'의 용어로 이해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비밀승'이란 말이 바로 밀교를 뜻하는 용어가 아닌가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엄연히 이것은 밀교의 한 용어일뿐, '밀교'를 통칭하는 용어라고는 볼 수 없다. 왜냐하면 '비밀'이란 말이 사용되었다 해서 그것이 곧 '비밀불교' 전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도에서는 비밀승이란 용어가 나타나지 않고, 단지 중국에서 '비밀승'으로 한역되어 쓰였기 때문이다. '비밀승'은 '비밀'에 해당하는 산스크리트어 'Guhya'와 대승·소승의 개념으로써의 '승', 즉 'yana'를 조합하여 '비밀승' 'Guhya-yana'라 명명한 것이다. 이 '비밀'이 경전에 쓰인 경우는 경의 제목이나 경전의 내용 중 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비밀'이란 말이 쓰인 예는 앞에서도 언급한『대지도론』의 '一秘密 二現示…秘密中 說諸菩薩得無生法忍'의 '비밀'을 들 수 있고, 또『다라니집경』의 '是陀羅尼秘密法藏'의 '비밀' 등을 들 수 있다. 그외에 많은 한역 밀교경전에서 '비밀'이란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대지도론』에서 예를 든 '비밀'의 의미는 현교와 대비에 의한 개념, 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밀교'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단순히 대승에서의 심원한 가르침을 의미하는 것인 바, 일반적으로 불려지는 '인도불교 속의 비밀불교'의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와 반대로『다라니집경』에서는 '비밀'이 다라니에 국한되지 않고 인계·작단법 등의 종합적인 밀교수행법을 포함하는 것으로 사용되므로써 독자적인 수행법을 바탕으로 한 밀교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 현재의 밀교라는 개념에 가깝지 않나 생각된다. 그러나 여기서의 '비밀'은 중기 이후의 밀교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보대다라니경』『후가타야의궤』『총석다라니의찬』 등에 보이는 '비밀'은 당대 이후 대부분의 밀교경전들이 그러하듯 현교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밀교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독립된 중기 이후의 밀교를 담고 있으므로 초기밀교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비밀'이 밀교를 통칭하는 용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비밀승'이란 용어가 밀교의 통칭어라고 보기에는 미약하다고 보여진다. 이외에 '秘密'을 經名으로 쓴 예를 한역경전에서 살펴 볼 수 있는데, 이는 'Guhya'를 의역한 경우이며, 또 다른 경우에는 Guhya를 음역하여 경명으로 쓰이기도 하였다. 밀교 한역 경명에 '비밀'이란 말을 사용한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는 'Guhya'를 의역한 것으로, 대표적인 경전으로『佛說一切如來金剛三業最上秘密大敎王經』을 들 수 있다. 또 Guhya를 음역하여 경명으로 쓴 경우를 볼 수 있는데,『  耶經』을 들 수 있다.

Guhya를 한역으로 의역하였을 때는 '비밀'이 되지만, 음역한 한자음의 표기는 '  耶' 또는 '瞿醯', '玉 耶'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한역으로 '비밀'로 번역되었다해서 이 'Guhya'가 '비밀불교'의 '비밀'을 의미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 '비밀불교'라는 말은 중국·한국·일본에서 통용되는 것이고, 인도나 구미에서는 이를 'Esoteric Buddism'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비밀'의 'Guhya'가 곧 밀교를 통칭하는 용어라고 볼 수 없으며, 단지 밀교를 나타내는 많은 용어 중의 하나라고 이해함이 타당하다. 이 '비밀승'이 특히 밀교를 '顯密二敎'의 '비밀불교'라고 이해하는데서 출발하고 있음을 앞에서 살펴보았는데, 현교와 밀교의 이교론적 개념으로 정의된 '밀교'는 일본 밀교에서 특히 정형화된 것으로, 空海는 그의 論書『辯顯密二敎論』에서 顯敎와 대비하여 '密敎'를 정의하였다.

…應化開說名曰顯敎. 言顯略逗機. 法佛談話謂之密藏. 言秘奧實說… 현교와 대비한 개념으로 '밀교'를 이해하였을 때 그와 유사한 개념으로 쓰여지고 있는 것이 구미의 영어문화권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미 언급한 'Esotric Buddhism'을 들 수 있다. 서양에서는 '밀교'를 '비밀스럽게 숨겨져 있는' 의미로 이해하여 이를 'Esotric Buddhism'이라고 하였다. 'Esotric Buddhism'은 비밀승인 'Guhya-Yana'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되며, 'Tantrism'은 'Vajra-Yana'(금강승)에서 이해되었으리라 짐작된다.

그러나 '비밀'을 뜻하는 구미어가 'Esotric'인 점은 분명하나, 'Esotric'는 어딘가 모르게 밀교초기의 모습, 그러니까 잡밀적인 성격의 밀교, 또 그 이전의 신비주의와 주술적인 면에 바탕을 둔 인도고대종교의 한 단면, 그리고 후기밀교의 부정적 의미로서의 '비밀', 즉 성력 불교의 의미를 짙게 깔고 있어 '밀교' 본래의 진면목을 곡해시키는 일면이 있기 때문에 밀교의 통칭으로는 부적합하다. 더구나 'Esotric'을 그와 같은 입장에서 이해하였을 때, 중기의 밀교는 제대로 내포되었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밀교를 '비밀스러운 불교'로 이해한 경우는『金剛頂瑜伽護摩儀軌』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비밀교(秘密敎)'가 그것이다. 경전을 보면, …廣說大瑜伽 於秘密敎說… 이라고 하였는데, 대유가(大瑜伽)는 바로 밀교수행의 구체적 삼밀 수행법이다.

이 經의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삼밀을 통한 호마작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 의궤작법의 대부분이 삼밀수행을 기본으로 하여 비밀스럽게 행해지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일체의 의궤작법들이 곧 비밀행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비밀승'과 마찬가지 의미로서 '비밀교'라 표현된 듯하다. 즉, 밀교의 수행이 삼밀로서 이루어지고, '삼밀'에서의 '밀'이 곧 '비밀'을 내포한 의미로 이해했을 때, 삼밀행은 곧 비밀행이며, 비밀스러운 가르침으로서 '비밀교'라고도 표현되었을리라 보는 것이다. 따라서 '비밀'이란 용어가 쓰여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비밀승'이 곧 '비밀불교'를 지칭하는 용어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밀교를 지칭하는 단어가 범어로 남아 있는 문헌은 없고 단지 梵語經典을 번역한 중국의 한역경전에서 유추해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용어가 과연 밀교를 통칭하는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하는 점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게된다. 왜냐하면 이 용어가 산스크리트어로 Guhya이지만 이러한 용어는 인도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점을 그 이유로 들 수 있고, '밀교'를 '비밀불교'로 이해한 것은 밀교가 동북아시아로 전파되고 중국, 일본에서 이루어진 점을 감안한다면 과연 이 용어를 인도불교에 까지 포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을 들 수 있다. 어디까지나 '비밀'은 중국이나 일본 불교에 국한된 용어가 아닌가 보는 것이다. 그래서 '비밀승'이나 '비밀교'는 밀교의 한 단면을 설명해주는 용어로 이해함이 타당할 것 같고 밀교를 대표하여 통칭될 만한 용어는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출처: http://www.sej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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