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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경전의 재분류

티벳 불교와 문화..../by Scrap

by O_Sel 2011. 12. 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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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경전의 재분류



1 )밀교경전 분류에 대한 기존의견해

각지역에 따라 밀교라는 개념이 다르듯이 밀교경전의 분류법에도 차이가 있다. 물론 밀교경전의 분류는 후세사람들이 편의상 인위적으로 행한 것으로 거기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연구자들이나 수행자들에게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은 밀교 경전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단계별로 구분할 수가 있고 수행의 체계를 수립하는데 용이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인도나 티베트의 경우는 불교사 전반에 걸친 사상들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분류방법도 세분화되어 있으며 경전의 전개과정을 중심으로 소작 탄트라에서 무상요가탄트라까지 전체의 밀교경전을 총망라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중국에서는 밀교경전에 대한 분류를 행하지 않았다. 그것은 모든 불교경전이 그러했듯이 성립시기별로 중국에 소개된 것이 아니라 전래자들의 성향에 따라 성립연대에 관계없이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밀교경전 전체가 전해 진것이 아니라 소작탄트라에서 요가탄트라에 속하는 경전들만이 전래되었고 양적으로도 많은 수가 아니었다. 따라서 구태여 그것에 대한 분류를 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밀교경전의 분류방식은 크게 두부류로 나눌 수 있다. 그것은 인도와 티베트에서 행해지고 있는 탄트라의 4분법과 일본에서 일반화되어 있는 순밀(純密), 잡밀(雜密)의 2분법이다. 물론 인도나 티베트에서도 2분법에서 7분법까지의 분류방법이 있었다. 그러나 2분법의 경우도 일본에서와 같이 밀교경전의 가치기준에 의한 구분방식이 아니라 시대적 전개과정에서 나타난 단계적 구분법내지 내용에 의한 분류방식이었다.



2) 인도, 티베트의 밀교경전 분류방식

a) 인도의 분류방식

인도에서는 탄트라의 성립순서에 따라 시대별로 분류가 이루어졌다. 문헌상 최초로 탄트라의 분류법을 채용한 사람은 8세기 중엽에 활약한 비크라마시라사의 학승 붓다구히야(Buddhaguhya)였다. 그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이미 소작탄트라에서 요가탄트라까지가 성립되어 있었고 무상요가탄트라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그의 탄트라 분류방식은 수행체계에 그 기준이 있었다. 즉 근기가 약한 자를 위하여 소작탄트라를 배당했고 뛰어난 자에게는 요가탄트라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여기서 소작탄트라와 요가탄트라사이에 행탄트라가 빠져있으나 그자신도 후에 소작탄트라를 총합(總合)의 탄트라와 개별(個別)의 탄트라로 나누어 분류방식을 보완하였다.

그의 분류방식에 의하면 후세에 행탄트라로 분류되고 있는 대일경이 요가탄트라에 속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것은 저작인 <대일경광석>중에서 대일경을 소작과 요가탄트라의 중간적 위치에 있다는 표현을 쓰고 있듯이 이 경전에 대한 판단기준이 불확살했기 때문일것이다. 따라서 후세에 대일경을 소작탄트라와 요가탄트라의 중간적 위치에 있는 행탄트라에 배당했던 것이다.

10세기에 접어들면 붓다구히야의 분류방식과는 별도로 대요가, 양구, 행, 소작, 의궤탄트라로 분류하는 5분법이 나타났다. 이어서 10세기말에는 의궤탄트라를 제외하고 대요가와 무상요가를 삽입한 6분법이 사용되었고, 11세기에 접어들면서 비크라마시라의 학승 아티샤(982-1054)에 의해서 7분법이 등장하였다. 이와같은 탄트라의 분류법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경전이 성립하면서 경전의 구조상의 변화가 발생한데에 그 원인이 있다.

후기 인도의 금강승교도들은 탄트라를 소작탄트라, 행탄트라, 요가탄트라, 대요가탄트라, 무상요가탄트라, 심심요가탄트라로 분류하고 있다.


b)티베트의 분류방식

티베트에는 닝마파의 성립당시 부터 인도의 탄트라 분류방식이 도입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경전의 번역사업이 결실을 거두고 그 당시까지 번역된 경전의 목록을 작성한 9세기 초에도 탄트라의 분류방식은 채택되지 않았다. 그것은 서기 816년에 완성된 목록 덴칼마의 내용을 통하여 알 수있다.

실재로 인도에서와 같은 분류방식이 도입된 것은 수세기 후인 14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이다. 당시 샬파의 학승인 부톤(1290-1364)은 십만탄트라부목록과 텐글목록을 작성하면서 탄트라의 4분법을 채택했다. 그는 탄트라를 소작, 행, 요가, 무상요가로 나누었다. 이 분류법은 인도에서 행해지고 있던 금강승교도들의 6분법중에서 무상요가탄트라와 대요가탄트라를 요가탄트라로 통합하고, 무상요가탄트라와 심심요가탄트라를 무상요가탄트라로 단일화한 것이다. 즉 티베트의 탄트라 분류법은 인도에서 이루어진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



3) 일본인의 순밀, 잡밀 분류에 대한 오류(誤謬)

a) 일본인에 의한 순밀, 잡밀분류법

정작 동양의 3국중에서 밀교경전의 분류를 시도한 것은 일본인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중국에 유학하였을 당시에 직접 접할 수 있었던 것은 대일경과 금강정경을 중심으로 한 행탄트라와 요가탄트라 그리고 소위 잡부밀교경전이라고 하는 소작탄트라의 일부분이었다. 따라서 그들의 관심은 이 부분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들은 당시 일본의 국내 불교계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타 종파의 교학내용을 능가할 수 있는 사상적 체계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와같은 관점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접한 밀교경전들을 태장종경(胎藏宗經), 금강정종경(金剛宗經), 잡부진언경(雜部眞言經)의 3부분으로 분류했다. 이것은 그들이 중시하는 금태양부(金胎兩部)의 경전인 대일경, 금강정경과 그 외의 경전들을 구분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대일경과 금강정경에 설해져 있는 고도의 철학체계와 의제를 가지고 타 종파의 교학을 압도하려고 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 분류법은 인도나 티베트에서 쓰이고 있는 탄트라의 4분법과는 내용상 차이가 있다. 후대 일본의 학자들은 태장종경과 금강정종경을 순밀(縮密)로 보고 잡부 잡밀(雜密)에 포함시켰다. 이와같은 견해는 금태양부(金胎兩部)의 경전으로 여겨지고 있는 금강정경과 대일경을 중시하고 그외의 밀교경전을 도외시한 종학(宗學)연구자들의 가치판단에 원인이 있다.

밀교의 경전을 순수하고 잡스러운것으로 분류한 그들의 관점에는 문제가 있다. 일본인들의 이와같은 2분법에는 금강정경과 대일경의 사상적 우월성과 그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b) 2분법의 불합리성

원래 인도에서는 모든 종류의 탄트라와 의궤에 대한 사자상승이 별개로 이루어 졌고 경전이 어느 탄트라에 속하든 모든 수행차제와 교의(敎義)는 중시 되었다.

이에 반하여 일본에서는 밀교경전을 순수, 잡다라는 가치기준에 따라 2분법을 채용하였던 것이다. 이와같은 2분법을 채용할 경우 순밀(純密)에 속한다고 하는 금강정경이나 대일경 이후에 전개된 밀교경전들을 어느 부류에 소속시켜야 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물론 시각에 따라서는 잡밀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무상요가탄트라의 경우는 금강정경계의 요가탄트라가 시대이 흐름에 따라 더 치밀해지고 상징화된 이다. 또한 중국, 한국, 일본에는 요가탄트라 이후의 경전들이 소개되지 않았다.

이런 관점에서 순밀, 잡밀의 2분법은 그 의의를 상실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들은 순밀과 잡밀이라는 용어의 사용에 대하여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 우리의 학계에서도 순밀, 잡밀이라는 용어가 통용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이 용어는 밀교경전에 대한 자신들의 가치기준을 설정하려고 한 일본학계의 발상에 의한 것이다. 밀교경전에 설해져 있는 수행차제나 교리를 분류하기 위한 기준은 아니다. 따라서 순밀, 잡밀의 2분법은 밀교경전을 분류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출처: 대한불교 진각종 문서자료실
http://edu.jingak.or.kr/view.php?bid=01_01&bno=33&start_num=0&bst=&chksor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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