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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나라 시절 배휴(791 ~ 870)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당의 고위관리로 선어록에도 이름이 자주 등장하는 사람입니다.

배휴는 등이 붙은 쌍둥이로 태어났습니다. 쌍둥이라 형에게는 도(度)라는 이름을 동생에게는 탁(度)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같은 글자이지만 형은 법도 도, 동생은 헤아릴 탁으로 불리었습니다. 배도의 나중 이름이 배휴입니다....

일찍이 부모를 잃고 외삼촌의 집에서 크고 있던 중, 지나가던 관상쟁이인지 스님인지가 그 아이들의 관상을 보고 주인에게 말했습니다. ‘저 아이들은 주변의 다섯 집을 거지로 만들 상을 지니고 있다.’

이 말을 들은 형제는 외삼촌에게 집을 나가겠다 했습니다. 자신들이 빌어먹을 팔자라면 자신들만 빌어먹으면 되지 주변에까지 폐를 입힐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만류하는 외삼촌을 등지고 형제는 집을 나왔습니다.

이리저리 빌어먹는 생활 속에서 어느 날 아주 귀하게 생긴 옥으로 만든 부인용 복대를 발견하였습니다. 주인을 기다리며 사흘을 그 자리에서 서서 기다리다 돌려주었습니다. 삼대독자를 옥살이에서 빼어내기 위하여 어렵게 구한 물건이라고 했습니다.

산중에서 숯을 구우며 팔아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어차피 빌어먹기로 한 팔자라, 최소생계에 필요한 것 이상의 숯은 필요한 집에 나누어 주었다 합니다. 어느 때는 홍수가 났습니다. 강물에 떠내려오는 나무에 온갖 동물들이 매달려 있더랍니다. 불쌍해서 건져주기도 하고.... 이렇게 저렇게 빌어먹는 팔자 남들에게 이로운 일이나 하자 그렇게 그렇게 살았다 합니다.

어느 날 외삼촌댁에 다시 들르게 된 배도를 보고, 예전의 그 관상쟁이인지 뭔지 화들짝 놀라며 말하더랍니다. 이 아이의 얼굴은 정승이 될 얼굴이다..... 살아온 이야기 듣더니... 네 심상(心相)이 온 얼굴을 다 덮었구나....

배도는 나중에 정승이 됩니다. 동생을 찾아나선 어느 날, 강가에서 한 뱃사공을 만났습니다. 동생 배탁이었습니다. 내가 정승이 되었는데 어찌 나를 찾지 않았는가. 형님은 형님의 길을 가시는 게 형님의 삶, 나는 강가에서 사람들을 건네주는 게 내 삶....

형은 법도를 집행하며 살아가는 배도, 아우는 세상이치를 헤아리며 살아가는 배탁, 이름 그대로 세상이치 통달한 걸림없는 두 행복한 자유인이었다고나 할까요.

얼굴을 고치는 사람들 참으로 많습니다. 이리저리 고쳐본들 마음씀씀이는 곧 고친 얼굴 뒤덮게 됩니다. 눈은 얼굴을 보지만 마음은 마음을 봅니다. 예쁘게 보일 수도 있는 것이 아름답게 느껴져 끌리지는 않는 이유입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bodhipia?hc_location=st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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