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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햐사마자 딴뜨라(Guhyasamāja Tantra)의 수행차제

티벳 불교와 문화..../by O_Sel

by O_Sel 2012. 2. 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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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햐사마자 딴뜨라(Guhyasamāja Tantra)의 수행차제

원명(델리대학 철학박사, http://osel.pe.kr, 2010.11.29)

목차
1. 딴뜨라의 4종 분류
2. 4종 딴뜨라의 수행차제
3. 규햐사마자 딴뜨라의 수행체계
4. 맺음말

 

1. 딴뜨라의 4종 분류

   티벳 대장경 깐규르의 목록에는 300개 이상의 딴뜨라 경전 이름들이 나열 되어있고, 이 경전들을 분류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분류법은 딴뜨라 경전들을 1) 끄리야, 2) 짜리야, 3) 요가, 4) 아눗따라요가로 분류한 '딴뜨라의 4종 분류' 이다. 이 분류 방법은 A.D. 14 세기 경 제정이 되었으며 티벳의 불교학자 부톤(A.D. 1290-1364)이 티벳 대장경의 분류에 이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지금까지 통용되고 있다.
이 '딴뜨라의 4종 분류'는 딴뜨라 수행자의 근기, 즉 공성에 대한 명상과 본존요가(本尊, Deity Yoga)를 수용해낼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의 차이를 4 가지 차원으로 분류한 다음 그 각각의 근기에서 행할 수 있는 딴뜨라들이 설명된 경전들을 배치한 것이다.

1) 끄리야 딴뜨라(Kryatantra, 所作 딴뜨라): 본존요가의 실천보다는 외적인 의례에 중점을 둠. 문수사리문경(文殊師利問經)이 대표적이다.
2) 짜리야 딴뜨라(Caryatantra, 行 딴뜨라): 본존요가의 실천과 외적인 의례를 동등하게 중요시 함. 대일경(大日經)이 대표적이다.
3) 요가 딴뜨라(Yogatantra, 兪伽 딴뜨라): 본존요가의 실천에 중점을 두며 소수의 외적인 의례를 실천. 금강정경(金剛頂經)이 대표적이다
4) 아눗따라요가 딴뜨라(Anuttarayogatantra, 無上兪伽 딴뜨라): 본존요가의 실천이 위주. 규햐사마자(Guhyasamaja), 헤바즈라(Hevajra), 깔라쨔끄라(Kalacakra) 등이 대표적이다.
 

 

2. 4종 딴뜨라의 수행차제

    4종 딴뜨라 중 끄리야, 쨔리야, 요가 딴뜨라는 하위 딴뜨라로, 아눗따라요가 딴뜨라는 상위 딴뜨라로 분류 되어 지며, 하위 딴뜨라의 수행의 차제는 유상요가(有相, Yoga with signs)와 무상요가(無相, Yoga without sings)로 나누어져 있다. 유상요가는 고요한 마음을 유지시키기 위해 본존의 형상, 무드라(Mudra), 종자음 등 외적인 형상에 대해 명상을 하는 것이며, 무상요가는 본존, 이담 등의 궁극적 실체인 법성(tathata, 眞如)에 중점을 두어 명상하는 것 이다.

   상위 딴뜨라인 아눗따라요가 딴뜨라는 수행의 단계들을 '생기차제(生起次第)'와 '원만차제(圓滿次第)'로 나누고 있다. 아눗따라요가 딴뜨라는 수행자의 신(身), 구(口), 의(意)를 붓다의 신, 구, 의로 변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관법 수행과 요가 수행법들을 설하고 있는데, 이들 수행법 또는 수행에 의해 나타난 결과의 다름에 따라 '생기차제'와 '원만차제'로 구분 한다.

 

3. 규햐사마자 딴뜨라의 수행체계

     아눗따라요가 딴뜨라 부류에 속하는 규햐사마자 딴뜨라의 수행체계는 생기차제와 원만차제로 나누어져있으며, 아래에서는 이 두 차제의 재분(再分)에 대해 살펴보겠다.

   일반적으로 규햐사마자 딴뜨라의 생기차제는 비미묘(非微妙)요가와 미묘(微妙)요가로 구분도며, 이 구분은 생기차제에서 관하여진 만달라의 선명도와 집중도를 바탕으로 한다. 예를 들어 수행자가 비미묘 단계에서 관하는 만달라의 크기는 크고 선명도가 떨어지는 반면 미묘단계에서 관하는 만달라는 작고 선명하다고 하겠다.

   원만차제는 다음 6단계인 신적(身寂, Isolated Body), 어적(語寂,Isolated Speech), 의적(意寂, Isolated Mind), 환신(幻身, Illusory Body), 정광명(淨光明, Clear Light)과 합일(合一, Union)로 구분된다.

1) 신적(身寂, Isolated Body): 수행자는 요가행법을 통해 기(氣)의 일부를 중앙 기맥에 유입(流入), 재류(在留), 융해(融解) 시킨다. 이 과정은 생기차제에서와 같이 단지 관법으로서 행해지는 것이 아니다. 신적(身寂)차제는 원만차제의 단계임으로 중앙기맥에서 기의 융해가 실제로 일어난다. 중앙기맥에서의 기의 융해는 미묘한 의식을 일으키고, 이 의식을 통해 일반적 자아의식(我執)을 극복, 수행자의 모습이 생기차제부터 관해오던 본존의 모습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처럼 수행자의 육체적 모습이 일상적인 형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2) 어적(語寂,Isolated Speech): 기의 일부를 중앙 기맥의 다르마 짜끄라(Dharmacakra)에 유입(流入), 재류(在留), 융해(融解)시킨다. 여기서 ‘speech(語)’는 언어를 통한 대화의 의미가 아니라 호흡에 있어서 숨을 들이쉬고, 멈추고 난 다음에 내쉬는 작용을 의미한다. 어적(語寂)의 요가행법은 종자음 옴(OM), 아(AH), 훔(HUM)을 암송하는 금강염송(金剛念誦, Vajra Recitation)을 바탕으로 한다. 금강염송을 통해 수행자는 호흡의 3단계가 옴(들숨), 아(멈춤), 훔(날숨)의 소리와 같음을 인식하게 된다. 이처럼 어적(語寂)의 차제에서 분리되어지는 것은 일상적 언어의 근원인 호흡의 세 가지 측면이다.

3) 의적(意寂, Isolated Mind): 기의 일부를 중앙 기맥의 다르마 짜끄라(Dharmacakra)에 위치한 불괴명점(不壞明点)에 유입(流入), 재류(在留), 융해(融解)시킨다. 의적(意寂)의 요가행법은 일상적인 마음에서 벗어난 미묘한 마음을 통해 죽음과, 중음, 환생의 상태를 정화 시킨다. 이러한 정화작용은 환신(幻身)를 성취하는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의적(意寂)차제의 성취 없이 환신(幻身)차제를 성취하고자 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환신(幻身)의 성취 없이 붓다의 색신(色身)을 성취하고자 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4) 환신(幻身, Illusory Body): 모든 기를 불괴명점(不壞明点)에 유입(流入), 재류(在留), 융해(融解)시킨다. 이에 따른 결과로서 수행자는 환신(幻身)을 성취하게 되며, 이 환신은 수행자의 물질적인 몸과는 달리 이전 차제부터 관해왔던 본존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환신이 붓다의 삼신 중 보신(報身)을 이루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5) 정광명(淨光明, Clear Light): 모든 기를 불괴명점(不壞明点)에 유입(流入), 재류(在留), 융해(融解)시킴으로써 정광명(淨光明)의 요가 행법들은 정정광명(正淨光明, Meaning Clear Light)의 현현(顯現)을 수반한다. 정광명은 대락(大樂)의 마음으로 이의 증득과 함께 번뇌장(煩惱障)이 소멸되고 공성을 직관하게 된다. 공성을 직관하는 이 정광명은 붓다의 법신(法身)을 성취하는 기반이 된다.

 6) 합일(合一, Union): 모든 기를 불괴명점(不壞明点)에 유입(流入), 재류(在留), 융해(融解)시킴으로써 번뇌장과 함께 소지장(所知障)을 소멸하고 환신과 정광명을 합일 시킨다. 이로서 수행자는 붓다의 법신과 보신을 증득하게 되고 붓다의 경지에 주하게 된다.

    위와 같은 생기차제와 원만차제의 수행체계를 통해 붓다의 경지를 성취해가는 과정에 있어서 기본적 정화와 변화의 대상은 죽음, 중음과 환생의 상태이다. 생기차제에서 죽음의 상태는 죽음의 순간에 일어나는 기의융해 과정과 8가지 현상에 대한 명상을 통해 정화되어진다. 원만차제에서는 일반적인 죽음의 정광명을 요가행법을 통해 현현하는 정광명의 상태로 변화시킴으로서 죽음의 상태가 정화되어지고, 불괴명점에서 기가 융해됨에 따라 일반적인 죽음 시에 나타나는 광명이 아닌 정광명을 현현시키고 합일차체에 있어서의 정정광명은 곳 붓다의 법신이 된다. 

   생기차제에서 중음의 상태는 본인의 모습을 본존의 모습으로 관함으로서 정화된다. 원만차제에서는 사후 중음신으로 태어나는 것을 막고 본존의 모습을 갖춘 환신을 증득함으로써 중음신의 상태를 붓다의 보신으로 변화시킨다.

   마지막 환생의 상태는 중음의 상태와 같이 본인의 모습을 본존의 모습으로 관하고 환신을 증득함으로써 생기차제와 원만차제에서 환생의 상태가 정화 된다. 환신이 증득되면 중음과 환생의 상태가 그친다. 그러므로 환생을 하는 대신 본인의 몸으로 들어가거나 어머니의 자궁을 임의로 선택하여 환생을 한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옛 몸이나 선택하여 환생한 몸은 붓다의 화신(化身)이 된다.

 

4. 맺음말

    본 글은 논문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인 ‘규햐사마자 딴뜨라에 반영된 본존요가 수행의 비교연구(A Comparative Study of the Practice of Yoga as Reflected in the Guhyasamajatantra)’의 요약으로 무상요가 딴뜨라에 있어서 본존요가의 실천과 무상요가 딴뜨라의 수행체계를 제시하는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규햐사마자 딴뜨라에 관한 근대의 학문적 연구는 Vallee Poussin의 "Pañcakrama"(1896), B. T. Bhattacharyya의 "Guhyasamāja Tantra or Tathāgataguhyaka"(1931), Alex Wayman의 "Yoga of the Guhyasamājatantra: the Arcane Lore of Forty Verse"(1977) 등이 있다. 또한 티벳불교에 많은 관심이 집중됨에 따라 딴뜨라 수행에 관한 여러 일반서적들이 출간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서적들은 딴뜨라 용어의 정의, 딴뜨라의 성립배경, 상징적 의미 등을 다른 주석서를 인용해 철학적으로 해석, 이해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일반서적들은 딴뜨라의 상징성과 신비적인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음을 생각해 볼 때 딴뜨라의 수행체계에 대한 당대의 연구는 상당히 부족한편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점을 감안해 볼 때, 간략하고 미흡하나마 본글이 무상요가 딴뜨라의 실질적인 수행체계를 이해하는데 조그마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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