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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밀승과 금강승의 차이

티벳 불교와 문화..../by O_Sel

by O_Sel 2011. 12.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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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밀승과 금강승의 차이

 

글쓴이: O_Sel(Ph. D. in Delhi Univ., http://osel.pe.kr)
작성일: 2001/09/04
수정일: 2011/12/17

 

    광대한 불교경전의 집성은 일반적으로 쑤뜨라(Sutra)와 딴뜨라(Tantra)라는 기본적인 두 형태로 구분되어 진다.[1] 이 두 부류의 경전 중 특히 수뜨라 경전인 반야경에 의지하며, 보디쌋뜨와(Bodhisattva, 菩薩)의 육바라밀 수행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점차적으로 성취해 나가는 승()을 바라밀승이라 하고, 육바라밀의 수행과 더불어 딴뜨라의 경전에서 가르치는 다양한 방편수행을 기반으로 붓다의 경지를 바라밀승보다 빠른 기간 내에 이루어 나가는 승을 금강승이라 한다.

    바라밀승과 금강승의[2] 교리나 수행체계는 모두 붓다의 교설인 대승불교의 교의를 기반으로 성립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보리심, 공성에 대한 견해, 공을 인식하는 지혜 등 대승불교의 핵심 사상과 철학적인 면에서는 바라밀승과 금강승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또 이러한 사항들은 두 승을 구분 짓는 이유로써도 합당하지 않다.

    보리심에 차이가 없음으로 두 승 모두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최상의 발보리심을 내고 그 결과로써 번뇌장과 소지장의 소멸과 함께 붓다의 성스러운 3280종호를 갖추게 된다. 그리고 금강승에서 가르치는 공의 논리는 나가르주나[3]가 제시한 바라밀승의 공의 개념을 넘어서 설명하지 않는다. 만약 공성에 대한 견해에 차이가 있다고 해도, 유가행파와 중관학파가 각각 공성에 대한 다른 견해를 갖고 있으면서 대승불교라는 한 범주에 포함되듯 이는 두 승을 구분 짓는 특징이 되질 못 한다. 또한 공을 인식하는 지혜는 금강승뿐만 아니라 성문승, 독각승, 보살승 모두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사항 이다.

    혹자는 바라밀승은 욕망을 이용할 수 없는 중생들에게 욕망을 제어해서 이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가르치고, 금강승은 욕망을 방편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근기의 중생들에게 설해졌다고 말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바라밀승에서도 역시 욕망을 버리지 않고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길을 설하고 있기 때문에 잘못된 견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유마경(維摩經)에 등장하는 유마거사처럼 바라밀승의 보디쌋뜨와(Bodhisattva, 菩薩)도 상황에 따라 의도적으로 욕망을 버리지 않고 욕망을 수행의 방편으로 삼는다.

    그러면 두 승을 구분짓는 특징은 무엇인지? 그것은 붓다의 경지를 성취해 나가는 길에 있어 금강승이 갖고 있는 독특한 방편수행에서 비롯한다.

    붓다의 경지란 역사적 인물인 샤꺄무니(Shakyamuni) 붓다가 성취했던 법신과 색신의[4] 두 종류의 몸을 두루 갖추었을 때를 말 한다. 그리고 붓다가 성취했던 몸에 법신과 색신 2 종이 있음으로 수행자가 이를 성취하기 위한 방법에도 두 종류가 있는데 이는 지혜와 방편의[5] 수행이다.

    또한, 법신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붓다의 경지를 성취하는 과정에 있어서 붓다의 법신과 닮은 원인을 닦아야 하고, 색신을 증득하기 위해서는 붓다의 색신과 닮은 원인을 닦아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지혜와 방편 중 지혜의 수행은 법신을 성취하는 원인이 되고, 방편을 닦음은 색신을 성취하는 원인이 된다. 여기서 법신을 성취하는 원인인 지혜의 수행은 바라밀승과 금강승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지만, 색신을 성취하기 위한 원인인 다양한 방편의 수행은 바라밀승에게는 설해지지 않은 금강승만이 가르치는 독특한 수행법 이다.

    바라밀승에서는 붓다의 법신과 색신을 성취하기 위해 6바라밀을 실천 한다. 6바라밀 중 선정과 지혜는 법신을 성취하는 원인인 지혜의 수행이고, 보시, 인욕, 지계의 실천은 색신을 증득하는 원인이 되는 방편 수행 이다. 정진 바라밀은 법신과 색신을 모두 성취하는 근원이 된다. 그러나 바라밀승이 6바라밀 중 보시, 인욕, 지계 등의 방편수행을 할 때는 선정, 지혜의 지혜 수행을 할 수 없고, 지혜의 수행을 할 때는 방편의 수행을 닦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보시 등 방편수행을 하면서는 선정 등의 지혜 수행을 할 수 없고, 선정을 닦을 때는 보시 등의 방편 수행을 할 수 없다. 이와 같이 바라밀승의 6바라밀 실천은 지혜와 방편을 각각 달리 행하는 수행이고 그렇기 때문에 바라밀승에서는 붓다의 경지를 성취하는데 삼아승기겁[6] 이라는 긴 세월이 걸린다.

    사실, 붓다의 경지에서 얻어지는 법신과 색신은 모두 지혜의 공덕과 방편의 공덕이 쌓여 합일이 이루어질 때 성취됨으로 법신과 색신을 각각 달리 성취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그래서 지혜만 또는 방편만 수행해서는 안 되고, 둘을 각각 달리 수행해서도 안 되며, 붓다의 경지에 이르는 길에 있어서는 지혜와 방편의 합일이 반듯이 있어야 한다.

    금강승의 무상요가 딴뜨라[7] 경전에 의하면, 바라밀승에는 지혜와 방편이 합일을 이룰 수 있는 수행법이 없고 깨달음의 결과로써 얻는 붓다의 색신과는 형태가 다른 원인인 보시, 인욕, 지계 등의 실천을 통해 색신을 성취하고자 하는 것은 마치 원인과는 다른 형태의 효과를 얻으려고 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바라밀승의 3아승기겁이(三阿僧祇劫)란 긴 세월도 붓다의 경지를 성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바라밀승이 붓다의 경지를 성취하기 위해선 반듯이 금강승의 수행을 해야 하고, 바라밀승의 10지 보살도 최종적으론 금강승의 수행을 통해 붓다의 경지를 성취한다고 설 한다.

    그리고 금강승에선 법신을 성취하기 위해서 법신의 형태와 유사한 공성과 무아에 대해 명상을 하듯, 3280종호를 갖춘 색신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색신의 모습과 닮은 다양한 방편의 길을 수행해야 한다고 설 하는데 이 다양한 방편은 본존요가의 수행을 말 한다. 본존요가란[8] 성스러운 '이담'[9]의 형상을 관하는 것으로, 자신의 모습을 붓다의 경지에서만 얻을 수 있는 색신의 모습으로 미리 관을 함으로써 색신을 성취할 수 있는 직접적인 원인을 키워가는 관법수행을 일컫는 말 이다.

    금강승의 특징인 '본존요가'는 색신의 형태를 관하여 붓다의 색신(보신, 화신)을 성취하기 위한 수행법이며, 이를 통해 지혜와 방편의 합일을 이루어 바라밀승 보다 빠른 기간 내에 붓다의 경지를 성취 할 수 있다 고 금강승에서 설한다.

    이처럼, 바라밀승과 금강승의 차이는 붓다의 색신을 성취하기 위한 방편수행의 다름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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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통적으로 쑤뜨라는 붓다의 생애 당시(560-480 B.C.) 붓다가 직접 설했던 교설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이에 반해 딴뜨라는 붓다가 선정불 또는 다양한 이상적 존재의 모습의로 몸을 나툰뒤 특정 제자들에게 비밀리 가르친 교설로 여겨지고 있다.

  [2] 波羅蜜乘(Phar Phyin Theg Pa, Paramitayana, Perfection Vehicle), 金剛乘(rDo rJe Theg Pa, Vajrayana, Vajra Vehicle)

  [3]龍樹(Klu sGrub, Nagrajuna)

  [4] 法身(Chos sKu, Dharmakaya, Truth Body), 色身(gDzug sKu, Rupakaya, Form Body). 법신에는 지혜법신과 자성법신이, 색신에는 보신과 화신이 있다. 2종의 몸은 법신과 색신. 3종의 몸은 법신, 보신, 화신. 4종의 몸은 지혜법신, 자성법신, 보신, 화신을 말 한다.

  [5] 智慧는 모든 현상이 공하고 무자성이라는 실상(實相)을 바로 비쳐보는 것이고, 方便이란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굳건한 보리심과 이를 실천하는 행동 이다.

  [6] 10, 10, 10회양의 3위를 수행하여 마치는데 1아승기겁을 지내며, 그 동안에 75천 부처님께 공양. 보살의 10지 중 제 1지로부터 제 7지에 이르기까지의 수행을 마치는데 제 2아승기겁을 지내며, 76천 부처님께 공양. 8지에서 10지의 수행을 마치는데 제 3아승기겁을 지내며, 77천 부처님께 공양 한다.

  [7] 無上兪伽 딴뜨라(rNal 'Byor bLa Na Med Pa'i rGyud, Anuttarayogatantra, Highest Yoga Tantra). 4종 딴뜨라 중 최상위의 딴뜨라.

  [8] 本尊瑜伽(lHa'i rNal 'Byor, Devayoga, Deity Yoga)

  [9] 이담(명상존, Yi dam/ lHag Pa'i lHa, Istadevata, Meditational Deity). 본존요가를 수행할 때 명상의 대상이 되는 존()을 이담이라 한다. 예를 들어 '옴마니반메훔' 만뜨라(진언)를 외우며 관세음보살을 관하는 수행을 하고 있다면 이 때 이 수행에 있어서 이담은 '관세음보살'이다. 딴뜨라 수행의 특징은 이담을 관하는 본존요가이며 본존요가를 통해 수행자의 신,,의와 이담의 신, , 의와의 합일을 시도 한다.

   

* 참고 문헌

- Tsong ka pa, Tantra in Tibet: The Great Exposition of Secret Mantra-Volume I (Delhi: Motilal Banarsidass, 1987), pp 54-66 Daniel Cozort, Highest Yoga Tantra(Ithaca, New York: Snow Lion, 1986), pp 21-28의 내용을 참고로 하여 작성 했다.

- 소승과 대승의 차이점, 바라밀승과 금강승이 차이점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Jeffrey Hopkins, The Tantric Distinction: An Introduction to Tibetan Buddhism(Boston: Wisdom Publication, 1992)에 잘 서술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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