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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리차드 기어를 밥말아 잡숫다.

티벳 불교와 문화..../기사, 홍보

by O_Sel 2011. 12. 1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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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딴지일보] 2011. 7. 1. 금요일


피가넘치는구나

온나라에 흉포한 패악질이 넘쳐나는지라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리차드 기어라는 배우가 최근 조계종을 방문했다오. 이번 한국 방문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배우로서가 아니라 불자로서의 성격이 강했지. 실제로 리차드 기어는 불교에 귀의하면서 되면서 티벳의 달라이라마와도 수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오. 공적, 사적인 자리에서 이때의 경험을 통해 큰 감명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디다.

 

조계종은 리차드 기어의 방문을 통해 한국 불교의 우수성을 누차 강조했다우. 방한 기간 내내 불교 문화, 불교 유적 등을 소개하면서 이 나라에서 불교가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을 설명했다우. 하지만 간과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지. 리차드 기어가 불자가 된 연유라오. 그는 서양의 기독교 문화로는 내적인 충만함 혹은 공존의 방법을 모색할 수 없다고 판단했던 게요. 그것이 동양의 불교를 종교로 선택하게 된 배경이었다지.

 

그러면서 티벳이 처한 현실을 세상에 알리는데 주저하지 않았다오. 덧붙여 중국 인권 문제, 중국의 강압적인 외교 정책을 비난하기도 했지. 티벳의 독창적인 역사와 문화는 중국이 자국의 영토이고 문화라고 우기는 것에 반하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말이오. 그러한 인식은 그가 주연했던 영화 <레드 코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오. 중국에 갔다 군 고위간부를 살해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쓴 미국인 변호사의 옥중투쟁과 사랑을 그리고 있는 영화지. 중국내 인권에 대한 미국인들의 시선이 아주 잘 반영된 영화지.

 

존 애브넷 감독, 레드코너 (Red Corner)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이번 방문은 지독히도 소모적이고 불필요했던 모양이오. 리차드 기어는 어느 나라를 방문하든 티벳의 현실에 대해 거리낌없이 말했거든. 그런데 이번 한국 방문에서는 그렇지 못했다더군. 주최측(?)에서 원하지 않았답디다. 주최측이란 당연히 조계종이라오. 정치적인 문제(?)와 이번 방문은 별개라는 것이지.

 

리차드 기어의 이번 방한과 관련해 여러 언론매체의 기사를 찾아 봤다오. 한결같이 한국 불교의 우수성, 조계종이 소개하는 자랑스러운(?) 불교문화유산을 이야기 하면서 리차드 기어가 감탄했다는 식의 내용 일색입디다. 어디에도 티벳 독립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오. 더불어 부조리한 현실을 타계하기 위한 불교계 내부의 자성을 담은 목소리는 찾아볼 수도 없었지. 중국과의 외교 마찰을 삼가려는 한국 정부의 결정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이오. 이명박 정부의 문제만이 아니라오. 내 노무현을 인간적으로는 사랑하지만 이것은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오. 지금까정 단 한번도 달라이 라마의 한국 방문은 이루어지지 않았지. 비자 발급 자체를 불허했으니까.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이외다. 심지어 조계종을 필두로 한 불교계의 노력도 없었지.

 

달라이라마


물론, 개개인의 노력은 언제나 있었다오. 내 아는 조계종 주지도 달라이 라마의 한국 방문에 적극적이었지. 그렇지만 역시나 종단 차원의 지원은 일절 없었답디다. 되려 쓸데없는 일이나 만들지 말고 삼가하라 했다는구만. 이게 불교계의 현실이라오. 티벳은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분명 중국과 다른 나라라오. 엄연히 자치국이지. 또 그만한 역량을 갖췄고 말이오.

 

내 정말로 묻고 싶소. 우리가 티벳을 대하는 이러한 태도가 정당한가? 무관심이라 해야겠지. 당장 우리도 독도 영유권을 위해 일본과 대립하고 있수다. 그런가 하면, 고구려의 역사적 정당성을 외치며 중국과도 대립하고 있지. 다른 나라에 광고를 하잖소. 독도는 우리 땅, 고구려는 한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우리가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을 다른 나라에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 거라 믿으면서 말이오. 정말 그렇소? 그럼, 티벳 국민은 자신들의 나라에 대해 잘 몰라서 우리 한국이 티벳이란 나라를 그처럼 홀대하고 있다는게요?

 

정부는 지금까지도 달라이 라마의 비자 발급을 불허하고 있는 중이라오. 중국과의 외교 마찰이 두려워 그렇다는 게 주된 이유일 게요. 사실상 유일무이한 이유겠지. 주권, 자치권을 떠벌리는 정부라오. 외교, 국방, 경제, 정치 등에 있어서 완전히 독립적인 나라라는 게지. 사실상 미국의 종속국이란 비난에 빨갱이의 외침이라 응수하는 정부라오. 중국 눈치만 본다는 비난에 외교를 모르는 무식한 취급하는 정부라오. 아이러니하게도, 달라이 라마의 비자 발급 불허를 보면 그렇지 않아 보여서 문제지만서도. 이웃한 일본은 중국과의 외교 문제를 정말 소홀히 생각해서 달라이 라마 방문을 허락했는지 의문이라오.

 

내는 정부를 비난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오. 적어도 이 낙서에서 말이오. 말해 무엇할까. 이 나라의 외교는 말할 필요도 없지. 문제는 종교로서 불교의 행태라오. 특히, 조계종말이지. 아무리 이런 저런 변명을 해도 조계종이 불교 종단 가운데 영향력이 가장 크다는 것은 사실이라오. 4대 종단-조계종, 원불교, 한국교총, 천주교-에 같은 불교계인 천태종도, 태고종은 들지도 못하잖소.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다, 할말은 한다며 법문 읊듯 읊어대는 종계종이었다오. 그런데 불교국가인 티벳의 현실에 대해, 달라이 라마에 대해 소신껏 발언(?)하지도 못하는 조계종이 무슨 의미가 있소이까? 정당도 아니고, 시민사회단체도 아닌데 뭘 할 수 있다는 건지 의심스럽다는 게요.

 

파란눈의 외국인이 한국 불교에 매료되었다는 사실에 호들갑을 떨어대는 조계종라오. 파란눈의 외국인이 이웃한 티벳이란 나라가 처한 현실과 그 지도자에 대해 가감없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삼가하라는 조계종이기도 하지. 자칭 한국 불교를 대표한다고 떠들기 여념이 없거든. 그럼, 리차드 기어라는 사람을 안타깝게 만든 그 문제적 행태를 저지른 조계종의 모습이 곧, 한국 불교의 모습이라 생각해도 무방하지 않겄소? 당장에 종단 내부의 부정, 부패, 정치성 등은 거론하지 않으려오. 이미 개선의 여지가 없는 동네일진데 더 말해 무엇할까. 이러한 조계종표 불교의 모습이 한국기독교총연합의 모습과 무엇이 다르단 말이오?

 

티벳의 현실과 독립에 대해 이야기하는 달라이 라마의 모습을 왜 한국 땅에서는 볼 수가 없는지 안타깝다오. 내 티벳 불교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라오. 정작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오. 그저 한 나라 지도자이면서 정치가인 달라이 라마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게지. 종교인으로서의 달라이 라마가 아니라 말이오. 티벳이란 나라가 중국이란 거국에 맞서 정당한 독립을 외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처절하지 않소? 차라리 숭고하기까정 하잖소. 당장에 우리도 한세기도 아니 되서 겪었던 일이라오. 한국 정부의 지랄맞은 행태가 당장에 바뀔 거라 기대도 안 한다오. 그래도 조계종은 달라야 하잖겄소? 걸핏하면 종교의 역할 운운한 조계종이었다오. 그러면서 무엇보다 정치적인 결정을 우선시하는 꼬락서니라니, 원. 그 행태가 기가 막힐 따름이라오.

 

기독교나 불교나 매한가지라오. 종교란 것이 크게 다르지 않지. 외교 문제라느니 하면서 은근슬쩍 말꼬리르 흐리면, 종교가 권력자들과 다를 바가 뭐요? 내 상생과 화합을 내세워 불교계가 기독교계 비난한 적이 여러차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소. 부정적인 행태에 대한 지적이라지, 도대체 누가 누구를 욕하는 것인지 신기할 지경이라오. 할 말 못하는 것이나, 정치적인 것이나, 내부의 자성을 귀담아 듣지 않는 것이나 다를 바 하나 없거든. 참, 안타깝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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